한 달 일찍 만난 우리 아기, 예정일보다 빨리 찾아온 선물 같은 순간
임신성 당뇨와 단백뇨 증상으로 주의하던 임신 막바지. 정기검진에서 태동이 약하다는 진단을 받고 갑작스럽게 출산을 맞이했습니다. 예정일보다 한 달 먼저 태어난 아기와의 첫 만남과 신생아실의 순간을 기록합니다.
임신 후반부는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정기검진 때마다 임신성 당뇨(임당)와 단백뇨 수치로 주의를 요했고, 매번 작은 긴장감을 안고 병원을 찾았죠.
특히 늦은 나이에 임신을 하다 보니, 몸의 변화가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나이가 주는 부담과 함께 합병증의 위험도 커져 결국 임당과 단백뇨라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그날도 평소처럼 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태동이 약해 지금 바로 아이를 꺼내야 한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순간 머리가 하얘졌고, 준비할 틈도 없이 출산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예정일보다 한 달 빠른 출산
예상했던 시기보다 약 4주나 빠른 만남.
분만실로 들어가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벌써 태어난다고?”라는 마음과 함께, 아이가 건강할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특히 36주 1일 만에 태어나고 체중도 2.28kg로 저체중이라
의사로부터 “인큐베이터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출산을 준비했습니다.
다행히 출산 후에는 인큐베이터 대신 곧바로 신생아실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은 엄마 아빠가 분만 직후 아이를 안아보며 첫 만남을 갖지만,
이번엔 상황이 급박해 그런 과정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막 태어난 아이를 품에 안아보지 못한 채,
신생아실 유리창 너머로만 아이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죠.
제대혈 보관을 결정하다
출산을 앞두고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제대혈 은행이었습니다.
분만 시 얻을 수 있는 탯줄 혈액 속 줄기세포는,
향후 난치병 치료에 활용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요.
사실 처음엔 “과연 꼭 필요한 걸까?” 하는 의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출산이 다가오니, 아이의 미래 건강을 위한 작은 보험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예정일보다 이른 출산을 맞이하면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게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선택이라 여겼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기의 소중한 탯줄 혈액을 제대혈 은행에 보관하기로 했습니다.
비용이 적지 않았지만, 그만큼 아이의 내일을 위한 선물이라고 믿고 결정했습니다.
신생아실에서의 첫 만남
신생아실 유리창 너머로 바라본 아기의 모습은 아직도 또렷합니다.
속싸개에 꽁꽁 싸여 작은 얼굴만 겨우 보였는데, 그 모습만으로도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정말 내 아이가 태어난 게 맞나?” 싶은 얼떨떨한 기분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남들은 첫 순간 눈물을 흘리며 감격을 느낀다지만,
나는 감격과 두려움, 그리고 현실감 없는 혼란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그저 유리창 너머 작은 아이를 바라보며,
언젠가 품에 안을 날이 올까 막연히 상상할 뿐이었죠.
갑작스러운 출산이 남긴 의미
예정일보다 빠른 출산은 당황스러웠지만, 오히려 아이가 나를 선택해 준 순간 같기도 했습니다.
의사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혹시 위험해질 수도 있었겠죠.
결국 이 모든 상황은 아이가 안전하게 태어나도록 하려는 운명이었던 듯합니다.
“아기는 스스로 나올 때를 안다”
라는 말이 있듯, 우리 아기도 자기만의 시계를 가지고 있었나 봅니다. 😊
사진으로 남긴 첫 순간들
사진을 하나하나 남기며, 이 순간이 얼마나 특별한지 다시 느꼈습니다.
언젠가 아이가 커서 이 사진들을 보며
“나는 원래 한 달 먼저 세상에 나왔어”라며 자랑스러워할 날이 오겠죠.
마무리
갑작스럽게 찾아온 출산이었지만, 그만큼 선물처럼 느껴졌습니다.
예정일은 단지 숫자일 뿐, 결국 중요한 건 아이와 부모가 건강하게 만나는 순간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혹시 지금 비슷한 상황을 겪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걱정도 결국 지나가고, 아이의 웃음이 모든 것을 채워 준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 블로그는 아이의 성장 과정을 기록해 두는 작은 타임캡슐이자,
언젠가 아이가 직접 이어 받아 자기 이야기를 써 내려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도메인도 아이 이름을 따서 지었고, 훗날 이곳이 아이만의 공간이 되길 기대합니다.